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장례식장 갈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창 결혼식 쫓아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결혼식장 가는 빈도보다
장례식장 가는 빈도가 많아지니 약간은 서글퍼지네요.
초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밤이 늦어지자 많은 분들이
술도 마시고, 웃고 떠들고 고스톱도 치고(어릴 때는 화투 들고 있으면 다 고스톱인 줄)
왁자지껄 떠들어서 정말 화가 났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너무 슬픈데, 저 사람들은 남의 장례식장에 와서
왜 저러는지 어머니께 불평을 늘어놨는데, 오히려 그렇게 해주는 게 고마운 거라고,
나중에 크게 되면 알게 된다고 하셨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술 마시고 왁자지껄 시끄러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중에는 정말 술에 취해서 진상을 부리는 모습도 종종 보이긴 합니다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례식장은 시끌벅적해야 한다는 말을 어느 정도 공감할 나이가 된 듯합니다.
중국의 역사서 수서 동이전의 고구려조에 보면
사람이 죽으면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시신을 묘지로 옮겼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내세와 환생을 믿었던 우리 민족에게서 죽음은 끝이 아닌 좋은 곳으로 갔다는 의미와
우리는 이렇게 즐거우니 망자는 마음 편히 떠나라는 기원이 담겨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뇌피셜입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적인 문화는 많이 간소화되고 편해지는 듯합니다.
장례문화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고 편해진 듯싶습니다.
많이 간소화되고 격식도 덜 차리긴 하지만, 기본적인 조문 방법과
장례식장에서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조문하는 법
1. 복장
가급적이면 검은색 계통의 정장이 좋습니다.
정장이 없을 시 무채색 계열의 단정한 옷을 입으면 됩니다.
외투를 입거나 모자를 썼을 시는 빈소에 도착 전 미리 벗는 게 좋습니다.
얼마 전 친구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고향에 친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한 친구가 휴가차 고향에 내려왔다가 올라가던 길에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장례식장에 와서 들어오진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니
상을 당한 친구는 와 준 것만으로 고맙다고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가라고 하더군요.
형식이 중요하지만 형식이 마음을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 복장을 갖추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양해를 구하고 가시면 될 듯합니다.
2. 조의금
조의금은 조문을 한 이후 부의함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식과는 달리 상주에게 직접 건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하네요
3. 분향 및 절
빈소에 들어가면 상주에게 가볍게 목례 후 분향 및 헌화를 합니다.
분향 시 : 향에 불을 붙인 후 두 번 절
분향시 향은 켜져 있는 촛불에 불을 붙인 후 좌우로 흔들어 꺼줍니다.(절대 입으로 불어 끄지 말 것)
헌화시 : 헌화 후 두번 절
이후 상주와 맞절
맞절 후 짧게 인사말을 건넨 후 두세 걸음 물러나 나오면 됩니다.
● 장례식장 예의
– 장례식장에서 음주를 하게 될 경우 건배는 하지 않습니다.
– 조문객이 천수를 누리셨으니 호상이네요.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상주가 호상이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호상은 없습니다. 조문객이 호상을 언급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합니다.
– 고인의 사망 원인을 묻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픈 기억이기에
– 악수는 청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삼일장을 할 시 보통 둘째 날 낮에 입관이 이루어지므로 이 시간은 피해 주는 게 좋습니다.
이상 장례식장 예의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고인과 상주에 대한 위로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