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아르바이트로 공사현장에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이다 보니 주말에 용돈 좀 벌어보겠다고 나갔었는데,
오비끼, 다리끼, 나라하시, 양생, 반생, 등 각종 용어에 어리둥절 했었는데요.
며칠 전 차를타고 가는데 도비란 간판들이 꽤 보여서. 저것도 일본어 어원이었던가란
생각에 뜻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면 한글날이기도 하니 실생활에 쓰이는 일본어 몇 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 도비
とびしょく(도비쇼쿠)가 어원이며, 일본에서는 토목, 건축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일제시대에 건설 기계가 많지 않다보니, 사람이 직접 무거운 물건들을 직접 날랐는데,
이런 사람들을 도비공이라고 불렀고, 이게 현재까지 내려와 공장이전이나, 기계 이전설치,
중량물의 이동 등에 도비란 용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 도비보다는 해리포터에 나왔던 도비가 더 유명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검색해도 도비는 자유에요를 외치는 녀석이 더 많이 검색되더군요.
* 자바라
어원은 じゃばら(蛇腹) 뱀의 배라는 뜻이며, 보통 주름져서 접을 수 있는 물건들을 통칭해서 부릅니다.
기름을 넣을 때 사용하는 물건도 자바라, 주름있는 물통도 자바라, 공사현장에서 사용되는
펌프도 자바라. 주름져서 접히는 문들도 자바라. 등 여러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여러 녀석들이 자바라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습니다.
* 함바집
보통 공사장에서 일을 하면 함바집이라는 곳에서 밥을 먹습니다. 작은 공사현장에서야 인근 식당을 가거나
배달을 시켜먹지만 규모가 좀 되는 공사현장은 어김없이 함바집이 있습니다.
함바집의 어원은 한바(はんばㆍ飯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임시 숙소 및 식당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이것이 현재까지 내려오면서 함바집으로 불리게 되었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이윤을 남기기 때문에, 공사현장마다 이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을 한다고 합니다.
* 냄비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냄비. 이 냄비도 어원은 일본어였다고 합니다.
일본어의 나베(なべ : 鍋)(냄비)의 변형된 형태라고 합니다. 다만 1989년부터는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냄비가 일본어 어원이었다니… 좀 놀랐습니다.
이외에도 땡깡, 나라하시, 땡땡이 무늬, 고데기 등 일제 강점기의 영향으로 많은 일본어들이 실생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일본어들도 한 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세계가 서로 소통하고 있는 현 시대에 많은 외래어들이 사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말도 외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니…., 단지 일본어라고 해서 절대
사용하면 안돼라는 것도 문제는 있지만, 많은 일본어들이 우리의 자발적 의지가 아닌,
일제의 강압에 의해 사용되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예쁜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대체하고, 사용해야만 하는 것들은 어원 정도는 알고 있었으면 해서 포스팅을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