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담배를 시작했으니 상당히 오랜 시간 담배를 피워왔습니다.
커피도 좋아하고, 담배도 좋아하고, 술자리도 좋아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시작한 초창기, 잘 될까라는 걱정과 남아도는 시간에 습관적으로 피워대던 담배가 어느새 하루에 두 갑 정도를 피우고 있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보건소도 가보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여러 금연 방법들을 시도해봤지만, 다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실패하고 나서 담배가 늘더군요. 물론 전자담배, 액상담배도 다 시도해 봤습니다.
보건소에서 주는 패치는 붙인 부위의 피부가 따끔따끔하고 가렵기도 하고, 금연껌은 헛구역질 올라오고….. 암튼 저랑은 안 맞더군요.
금연캠프를 가면 좋겠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제쳐두고… 금연캠프를 갈 수도 없고….
주변에 담배를 끊었다는 친구들을 보면, 아 난 정말 의지가 약하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금연 시도만 못해도 20번은 한 듯한데…..ㅋ
어느 날 생각해보니 하루에 담배 두 갑이면(술자리가 있으면 더 피우더군요…..ㅠㅠ) 대충 담뱃값으로 한 달에 30만 원 정도가 나가더군요. 건강은 건강대로 안 좋아지고, 돈은 돈대로 나가고……..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담배 얘기만 나오면 할 말이 많아져서……
이 방법이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에게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저처럼 금연 실패를 하셨던 분들에게는 꽤나 괜찮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서…… 혹시나 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제가 사용했던 방법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금연법이라고 써 놓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담배 줄이기 방법 정도가 되겠습니다. 뭐 계속 줄여나가다 보면, 끊을 수도 있겠죠.
담배 줄이기.
하루에 담배를 10가치 이하로 피우시는 분들은 금연이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저 같은 헤비 스모커에게 금연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방법은 담배를 끊는 게 아니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였습니다.
이게 뭐야…. 담배 줄이기는 다 시도해보는데 무슨…..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저도 여러 번 시도해봤습니다.) 막연히 담배를 줄여야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사용한 방법은
✔. 그날 목표치(?)를 정한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줄이지는 않는다.
✔ 몸이 서서히 줄여나간 담배에 적응하도록 긴 시간을 갖고 진행한다.
✔. 나에게 보상을 준다.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목표치 설정.
그전에 금연이나 담배를 줄여봐야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그냥 막연히 안 피는 것을 목표로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고 참으면서 버티며 담배를 안 피우다가, 어느 순간 줄담배를 피고 있더군요.
담배를 안 피우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걸 보상받으려는 것인지 한 번에 몇 가치씩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금연에 실패하면 담배가 더 느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겨버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느 정도 담배를 줄였을 때 스트레스를 안 받고 생활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하루에 피는 담배의 양이 다를 테니…. 직접 실험을 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하네요.
전 하루에 2갑 정도를 피웠었는데, 3일 정도 이 부분을 신경 쓰면서 테스트해봤습니다. 의식하면서 피우니 1갑 정도는 큰 스트레스 안 받고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일 처음 목표치를 1갑으로 정하고, 담배 줄이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1주일 정도는 뭔가 아쉽고, 허전하고 담배를 좀 더 피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몸이 거짓말처럼 1갑에 적응을 하더군요.
스스로를 속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담배를 줄이는데 그리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줄일 수 있었음에도 습관적으로 하루에 두 갑씩을 피고 있었던 것이죠.
하루 종일 담배를 참는 것은 어려워도, 한, 두 시간 정도 담배를 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몸이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 싶으면 일주일에 한 가치씩 개수를 줄여나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에 5가치 정도를 피웁니다. 이 상태를 유지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네요.
하루에 40가치가 5가치로 줄었습니다. 좀 더 줄일 수도 있을 것 같고, 끊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거래처와 담배 타임을 가져야 할 일이 종종 있기도 하고, 딱히 끊어야 할 필요성까지는 못 느껴서, 이 상태를 당분간 유지할 듯합니다. 현재 상황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쓴 방법은 그날 목표치가 17가치인 날을 예로 들면 아침에 새 담배를 뜯은 후, 3가치를 무조건 빈 담배 케이스에 넣어주고 그 날은 17가치만 피웠습니다. 담배 케이스가 마치 담배 지갑처럼 되어 버리더군요.
나중에는 위 사진처럼 저런 케이스가 상당히 여러 개가 굴러다니게 되는 상황도 생깁니다. (이건 제가 게을러서 그런 건지….ㅋ)
밥 먹고 한 가치씩, 화장실 갈 때 한 가치, 비상용 2가치(갑자기 미친 듯이 피고 싶을 때가 있더군요)를 빼고 나면 몇 시간에 한 가치씩 피워야 할지 계산도 서더군요. 목표가 생기니 참기가 수월해졌습니다. 그리 오래 참아야 되지도 않고……
이렇게 하면 내가 그날 몇 개의 담배를 피웠는지 확인도 가능하고, 이만큼 담배를 줄였다는 성취감도 생기더군요. 가끔은 목표치가 17개였는데 15가치만 피는 날도 생깁니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 담배 갯수를 줄여줬습니다.
단기간에 끊을 생각보다는 장기적으로 기간을 길게 잡고 천천히 줄여나가는 것이 역효과도 적고, 몸이 적응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담배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통 금연을 실천하다 보면, 담배를 못 피움으로 인해 신경질적이 되기도 하고, 예민해집니다.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때문인데요.
정말 못 참겠으면, 피우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담배를 줄이면서 예전보다 덜 피우다 보니, 가끔씩 정말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술을 마신다거나, 커피를 마신다거나, 식후땡,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 등등등.
그럴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마시고, 피우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참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더군요.
일단은 줄이는 것이 목표이므로, 전체적인 흡연 습관을 개선한다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할 듯합니다.
담배만큼 몸에 해로운 것이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피우고 싶으시면 한 두가치 정도 더 피운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나에게 보상을 주자.
제가 한 달에 쓰던 담뱃값이 30만 원 정도더군요.
일 년이면 360만 원, 정말 크다면 큰돈인데, 내 몸을 망치는데 쓰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담배를 줄인 만큼 저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담뱃값으로 만 원을 잡고 줄인 만큼 저금통에 넣어줬습니다.
한 갑을 줄였을 때는 매일 오천원씩을 저금통에 넣어줬고, 10가치로 줄였을 때는, 8,000원을 넣어줬습니다. (대충 가치당 200원으로 계산해서 그것보다 조금 더 넣어줬습니다.)
뜯기 쉬운 저금통(아무 통이나 상관없습니다.)에 거스름돈까지 넣어주고 아침마다 그날의 목표치를 정하고 넣어주니, 금세 돈이 모이더군요. 가끔 얼마나 모였나 뜯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담배 줄이기를 할 의욕도 생기고….
처음 10만원 정도 모였을 때, 후배들을 불러다 맛있는 삼겹살을 사 먹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후회가 되더군요. 먹고 나니 사라져서……돈이 아깝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저 그렇게 소심한 놈은 아닐걸요…..ㅋ
그래서 두 번째는 향수를 샀습니다. 이게 좋더군요.
평소에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하나쯤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물품을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꼭 필요한 물품은 어차피 금연이 아니더라도 사게 되어있고, 평소에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라 사기를 망설였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으며, 계속 눈에 띄는 물품을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담배를 줄이는 의욕도 생기고, 다음번엔 뭘 살까…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저야 워낙 헤비스모커였다보니, 담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수월해지더군요. 밤에 잠도 잘 오고….(이건 부작용인지…. 평소에 자던 시간이 아닌데도 미친 듯이 졸리더군요..ㅠㅠ ), 피부도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4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려 40가치(두 갑)에서 5가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실험 삼아 주말에 아예 안 피워 본 적도 있는데, 예전처럼 미친 듯이 담배가 생각나고 하지는 않더군요. 물론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은 나지만, 이 정도면 끊을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수준입니다.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거나 하면 조금 더 피우기도 하지만, 5가치 내외로(평상시에는 3~4가치 수준이지만, 술을 마실 때는 조금더 피우므로 5가치라고 했습니다.) 담배량을 줄인 것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년이 되면, 매해 연례행사처럼 금연을 결심하니, 그때는 끊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네요. 현재 만족하고 있어서 금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이 방법이 저에게만 맞는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 방법을 써도 담배를 끊거나 줄일 수 없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까 싶어 제 경험담을 써 봤습니다.
예전에 봤던 금연법 중에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는 한 갑을 사서 한 가치를 피운 후 나머지 담배를 부러뜨려 버리는 식으로 하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금연을 하게 된다고 해서 직접 해봤는데 돈도 아깝고, 어느새 담배를 또 사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저는 그 돈을 저금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금연법이 분명히 있더군요. 일단 담배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모두 금연 성공하셔서 건강해지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