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로 요약되는 정저지와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좌정관천, 고사성어는 아니지만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는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대해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º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 정, 밑 저, 갈 지, 개구리 와
말 그대로 우물 속 개구리입니다. 우물 속의 세상이 전부인 줄 아는 개구리를 빗대어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경험과 지식, 지혜 등은 한계가 있는데, 이것이 전부인양 뽐내는 것을 경계하라는 이야기입니다.
* 유래
장자에 나오는 정와불가이언해(井蛙不可以語海)에서 유래하였으며, 우물 속의 개구리는 바다를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뜻입니다.
장자 외편 17편에는 황하의 신 하백이 홍수가 나 황하의 물이 불어, 황하가 커진 것을 보고 흡족해하였는데, 추후 바다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을 보고 바다의 신인 약이 하백에게 우물 속의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설명할 수 없으며, 한 여름에만 사는 곤충에게는 얼음에 대해 설명할 수 없으며, 편협한 지식인에게는 진정한 도를 설명해 줄 수 없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º 좌정관천(坐井觀天)
앉을 좌, 우물 정, 볼 관, 하늘 천
말 그대로 우물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우물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아무리 커봐야 우물 입구의 크기. 말 그대로 식견이 좁고, 아는 것이 적으면서 그것이 전부인 줄 안다는 뜻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정중관천(井中觀天)이 있습니다.
* 유래
중국의 문학자인 한유의 원도에 나오는 말로
한유는 “노자가 인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그것을 헐뜯은 것은 아니며, 그의 견식이 우물 안에 앉아서 하늘을 보고 하늘이 작다고 말하는 것은 하늘이 작은 게 아니다. 그는 자그마한 은혜를 인이라 여기고 자그마한 선행을 의라 여겼으니 그가 하찮게 본 것은 마땅하다”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그 근간을 잠시 살펴보자면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하던 한나라가 멸망하면서 불교와 도교가 성행하면서 여러 사회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혼란기), 이에 한유는 원도를 통해 도의의 근본을 말하고, 불교와 도교의 설을 배척하였습니다. 추후 송대의 유교 부흥의 토대가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º 갈라파고스 신드롬
* 갈라파고스 제도
최근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에콰도르 영토로 19개의 화산섬과 주변 암초로 이루어진 섬 무리입니다.
갈라파고는 옛 스페인어로 <안장>을 뜻하며, 유명한 갈라파고스 땅거북의 등껍질 모양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주변의 해양자원과 생태계는 살아있는 박물관과 진화의 전시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독특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찰스 다윈은 1835년 이 섬을 방문하여 여러 생물들을 연구, 관찰하며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에 큰 영감을 받았다는 일화도 있으며, 갈라파고스 제도는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 갈라파고스 신드롬
Galapos syndrome 갈라파고스 증후군, 갈라파고스화로 불리며,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기술이나 서비스 등이 국제표준을 맞추지 못하고,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본의 나쓰노 다케시 게이오대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으며, 일본 휴대전화가 좋은 기술을 가졌음에도, 내수시장에만 만족하면서 세계의 표준과는 거리가 멀어져 결국 일본의 휴대폰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되고, 일본 내수시장도 해외 기업들에 의해 점령당하게 된 것을 비판하면서 사용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번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도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물론,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현 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나, 과연….. 어찌 될는지.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 역시 위로는 북, 아래로는 일본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일 테고요.
정저지와, 우물 안 개구리와는 어떻게 보면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함께 소개해 드리면 좋을 듯싶어 간략하게나마 언급해봤습니다. 현대는 이미 세계화를 넘어 세계의 정보, 경제, 국방,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거미줄처럼 얽혀 있습니다. 독자적으로는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고요.
우리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경계해야겠습니다. 물론, 옆 우물에 사는 일본과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는 없겠지만, 옆 우물에 독두꺼비가 들어앉아 있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골치 아픈 일이 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