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반려견 관련 포스팅입니다.
일전 삽살개, 골든 리트리버, 웰시코기 등을 소개해 드렸는데, 오늘은 진돗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돗개와 관련 포스팅은 몇 번인가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워낙 카더라 통신도 많고, 진돗개에 관한 의견도 분분하고, 자칭 전문가라는 분들도 많아 정말 쉽지 않더군요.
최근 올리버쌤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는데, 미국에서 왕자(PRINCE)라는 이름의 아기 진돗개를 키우는 영상을 자주 올리고 있습니다.
결론은 진돗개는 상당히 위험하더군요.(너무 귀여워서 심장이 아파요…)
얘기가 좀 샜는데, 영상을 보고 댓글들을 보다보니, 진돗개에 대해 편견, 혹은 오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으시더군요.
이 포스팅을 얼마나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포스팅이 조금이나마 진돗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이 포스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진돗개의 역사 및 유래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봐서 친숙하지만, 가장 모르고 있는 견종이 진돗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고향이 촌인지라, 항상 우리 집, 옆집, 앞집에서 진돗개(혹은 믹스견, 잡종)들을 키워서 상당히 많은 녀석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했었습니다.
진돗개가 언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진돗개의 유래에 대해, 호주의 야생견과 유사하다고 해서 남방 유입설, 송나라 시대에 중국에서 왔다는 얘기도 있고, 고려시대 삼별초군에 의해 몽골에서 들어왔다는 얘기, 암캐와 늑대의 교배로 생겨났다는 설도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강형욱 훈련사의 말대로 그냥 어느 순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듯 합니다.
일제시대 일본인 모리 다메조 교수의 건의로 193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이로 인해 일본이 군수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의 토종 견들을 학살한 사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본이 내선일체를 위해 진돗개를 이용할 목적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이지만, 진돗개 입장에서는 이로 인해 살아남고 개체를 유지할 수 있었으니 상당히 아이러니합니다.
그 후 대략적인 역사는
– 1962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
– 1967년 한국진도견 보호육성법 제정
– 1968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진돗개 우수견을 구해와 교배. 1989년 이후 세계에 알리기 시작(이후 진돗개의 품종표준 확립과 컨넬 클럽 등록 등에 상당한 공헌을 함. 물론 개를 먹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삼성의 세계 진출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으므로 이를 위한 것도 있지만….. 잘 한 건 잘한 거니까…)
– 이후 삼성에서는 한국에 영국 개를 팔지 말라는 방해공작을 뚫고, 레트리버, 셰퍼트, 스패니얼 등을 영국으로부터 수입하여 에버랜드에, 삼성 안내견 학교를 세움과 동시에 진돗개 국제화 사업을 벌임
– 1995년 국제보호육성 동물로 공인 지정
– 2005년 진돗개 영국 켄넬클럽의 순종 혈통을 공인 받음
– 2005년 세계 애견연맹( FCI )에 공인 견종으로 등록
–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 방북 시 평화와 통일이라는 두 마리 진돗개를 북한에 전달.
– 2012년 독일의 복서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진돗개의 총유전체가 모두 해독
진돗개? 진도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정식 명칭은 진돗개 혹은 진도견입니다.
하지만 천연기념물 상에는 진도개로 되어있습니다. 이는 지역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문화재청이 받아들인 것으로, 일정 심사를 거쳐, 통과한 진도군의 진돗개에게만 붙는 명칭입니다.
이 녀석들만 천연기념물이며,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 진돗개는 진도개라는 명칭이 쓰이지 않습니다. 그냥 진돗개 혹은 진도견이라고 불립니다.
진돗개의 종류
한국에는 상당히 많은 진돗개 관련 협회가 존재합니다.
한국진도견협회, 국견협회, 한국 유색 진돗개 협회, 한국진돗개관리협회, 한국 토종 진돗개 협회, 한국진도개중앙회, 등등등.
각 협회마다 분류하는 기준은 약간씩 다릅니다.
대표적으로(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구, 블랙탄, 재구, 황구, 호구)
– 백구 : 흰색
– 황구 : 황색, 털의 끝 부분과 귀 끝이 살짝 검은색을 띠기도 함
– 재구 : 회색. (황, 백, 흑이 섞임)
– 호구 : 호랑이와 같은 패턴이 보임. 칡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블랙탄 : 네눈박이
– 흑구 : 검은색.
정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진돗개의 성격에 대한 생각.
일반적으로 알려진 진돗개의 성격은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하며, 영리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며, 물을 싫어하며, 야생성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사납고 자기 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외국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려견뿐만 아니라 반려인의 교육에 대한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고, 반려견 문화 자체도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왔습니다.
그러한 문화 속에서 견종마다 성격에 대한 연구도 잘 이루어져 왔습니다.
진돗개에 대한 언급 중에 충격적이었던 것이 5년 정도 전쯤 우연히 읽었던 글에서…..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왜 진돗개는 당연히 마당에서 묶어 놓고, 키워야 하는 것인가? 진돗개도 반려견으로써 애정과 관심을 주면 충분히 실내에서 키울 수 있고, 어떤 개든 묶어두고 밖에서 키우면 미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이상행동을 보인다. |
라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그전까지 무의식 중에 진돗개는 밖에서 키우는 개로 인식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뭐…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계속 보아오다 보니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진돗개는 성격상 자신이 집이라고 인식한 곳에서 대, 소변을 보지 않습니다. 따로 가르치지 않더라도, 나가서 용변을 보려고 합니다. 이런 애를 묶어놓으니, 성격이 삐뚤어지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겠죠.
최근 들어, 진돗개를 집안에서 다른 견종처럼 키우면서 애정을 가지고 교육도 시키면서, 키우는 분들이 늘고 있더군요. 진돗개의 성격에 대한 논의는 좀 더 시간이 흐른 후, 다른 견종들과 동일한 조건하에(교육, 환경) 키워본 데이터가 쌓인 후에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견종 특유의 성격이 있을 테지만, 사회성이라던가, 야생성에 대해 논하기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진돗개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글북이라는 책을 보셨겠지만, 사람도 정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고 자라게 되면. 야수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뉴스 등을 통해 꽤나 보셨을 겁니다.
대부분의 진돗개들은 제대로 된 교육 및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냐, 각종 협회에서 잘 키우고 있지 않나라는 얘기를 하실 수도 있지만, 협회에서 길러지는 진돗개들은 보통의 가정견과 같은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수많은 협회는 대부분 진돗개의 성격에 대한 부분보다는 외모에 대해 치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꼬리는 어때야 하고, 귀는 어때야 하며, 털색은….. 등등,
진돗개의 성격이나 품성보다는 외모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번식을 시키고 있습니다. 성격은 고려사항이 아닌 듯해서 아쉽더군요. 그냥 제 짧은 소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의 서두에 잠시 언급했던 올리버 쌤의 진돗개가 상당히 반가웠습니다. 왕자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상당히 궁금해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올리버쌤은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다른 개들을 만나게 해 줄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런 교육을 거쳤을 때 진돗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올리버 쌤외에도 많은 분들이 진돗개를 키우면서 관련 영상들을 올리고 계시더군요. 이러한 시도들과 표본들이 많아졌을 때 진돗개의 진짜 성격과 모습들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돗개는 상당히 매력적인 견종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옆에 있었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묶어 키웠기에, 그 진가를 우리가 몰랐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