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연히 샤인머스켓이라는 청포도를 먹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세상 좋아졌죠. 한겨울에도 청포도를….. 포도는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굳이 사먹지는 않는지라…. 그냥 눈으로 이쁘게 생겼네하고 있는데, 친구놈이 이거 엄청 비싼거라고… 정말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먹어보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전 그냥 맛있네 정도였는데 친구 녀석은 이게 얼마짜린줄 아냐부터 시작해서 입맛이 촌스럽네…. 어쩌네… 몸에도 좋고….,요즘 핫하고…. 비싸고…비싸고…. 비싼걸 상당히 강조하더군요.
그래서 포도가 비싸봤자 얼마나 비싸겠어…. 했는데…. 많이 비싸더군요. ㅋ 해서 샤인머스켓이 비싼 이유와 유래, 다른 포도와의 차이점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샤인머스켓
청포도의 품종 중 하나로, 씹으면 망고향이 난다고해서 망고포도로 불리기도 합니다.
국어사전에는 샤인머스캣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그냥 다들 샤인머스켓이라고 쓰니 그렇게 쓰기로 했습니다.
1988년 일본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발 당시 이렇게 유행할 줄 모르고, 일본내에서만 품종등록을 하고(2006년), 국제적으로 품종 등록을 하지않아 일본에 품종 로열티는 지불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그 전에도 재배는 되고 있었습니다.)
해외로의 수출도 매년 100%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으로 수출하는 포도 중 샤인머스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딸기에 이은 과일한류….
당도는 17~22브릭스(Brix)정도이며, 껍질은 질기지 않고, 과육은 단단한(혹은 탱글?) 편입니다. 수확 시기는 다른 포도보다 조금 늦어 여타의 포도들이 국내 기준 여름이 제철인 것에 비해 샤인 머스켓은 10월 중순 이후를 제철로 보고 있습니다.(이 부분은 하우스 등으로 인해 이견이 조금 있는 편입니다.)
▶ 샤인머스켓 가격과 고르는 법.
가격은 마트, 백화점, 오픈마켓의 가격이 다르긴한데, 2020년 1월 21일 기준 700g 한 송이 기준 평균 20,000~25,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인터넷에서 싸게 판매되는 곳도 있고, 백화점 등지는 훨씬 비싸기도 하고……. )
가격이 비싼 이유는 재배 중 씨를 없애는 등의 고급 재배기술과 손이 많이 가는 등 인건비가 많이 들어서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수긍하지만, 씨없는 청포도의 한 종류인 칠레산 톤슨 시들리스의 경우 700g기준 7,000원 안팎(시기에 따라 조금 다르더군요)에 비하면 상당히 고가 전략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샤인 머스켓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278ha(헥타르)정도이던 재배 면적이 2019년 기준 약1,800ha정도로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배 면적이 증가하다보니, 상품성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켓도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이 재배가 더 쉽다고 하는데.. (농소모 활동 보고서 중) 어느 말이 맞는건지. 제가 직접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뭐라 결론을 짓기 어렵네요. 판단은 알아서 하시길…
과일을 고르는데,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농촌진흥청의 품질기준은.
– 한송이 기준 500~700g 내외
– 송이당 알은 40개 정도
– 당도는 18브릭스 이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 포도 구매후 바로 먹는 것 보다는 며칠 후숙을 해서 포도알이 약간 노르스르한 빛을 낼 때 먹으면 당도가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송이가 너무크거나 알이 너무 많으면, 당도가 떨어지고, 향도 적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 다른 포도와의 비교
칠레산 포도인 레드글로브의 경우 평균 당도가 18정도 안팎이고, 캠벨의 경우 14정도, 거봉의 경우 18브릭스, 칠레산 씨없는 청포도인 톤슨 시들리스의 평균 당도도 18정도 나옵니다. 샤인머스켓이 캠벨 포도에 비해 당도가 높아, 맛있다라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는데, 뭐….. 어디까지나 마케팅이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당도 자체는 다른 포도 품종에 비해 엄청나게 높지는 않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던 것이 캠벨포도이니 어떻게 보면 완전히 틀린말도 아니라….이 부분을 걸고 넘어지기도 좀 뭐하네요. 다만 시거나 쓴 맛이 거의 없어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일부에서는 샤인머스켓이 일반 포도에 비해서 영양성분이 훨씬 풍부하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의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서 샤인머스켓, 힘드로드시드레스, 델라웨어, 마스캇함브르그, 세레단, 등의 성분을 확인해봤습니다. 큰 차이는 못느끼겠더군요. 해당 내용들을 첨부할까 하다가 내용이 너무 많아, 그냥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껍질채로 먹으니 껍질에 있는 영양성분이 풍부한걸로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성분이 궁금하신 분이 있으실까 싶어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남깁니다.
과일을 비롯한 주류, 조미료, 해산물, 유제품, 커피 갖가지 식품들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방문하셔서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럼 인기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산미(신맛)가 없는 편이라 부담이 덜하고, 포도알 자체가 단단하여, 식감이 괜찮으며, 향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신맛이 안나서.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tmi)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었을 때 처럼 맛있다고하니 너도나도 한 번 먹어볼까라는 생각에 드시는 것도 한 몫 할테구요.
일반 포도의 냉장 보관기간이 15일 정도 되는데 반해, 샤인머스켓은 2~3개월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중국 베트남,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중국의 경우 백화점 등지에서 상등품의 경우 한 송이에 10만원에도 팔린다고 하네요.)외국으로 2019년 1월~10월까지 수출된 포도가 1358톤, 13202만 9760달러라고 합니다.(가공, 신선식품) 이중 샤인 머스켓이 6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인기있는 샤인머스켓.
인기가 급상승하는만큼 재배 면적도 늘어나고, 너도나도 샤인머스켓 재배에 뛰어들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포도들이 시중에 유통돼 인식이 안 좋아질 것이 걱정도 됩니다.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펴는 것도 좋지만, 재배 면적이 늘어나는만큼, 가격도 좀 더 착해져(제 친구녀석은 너무 맛있는데, 너무 비싸다고 징징거리더군요.) 국민포도로 자리잡고 해외로 수출도 많이 해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풍족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품종 등록을 안해서 배아파할 일본은 덤)